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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예술의탄생컴퓨터의예술적잠재성에대한탐구와도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 예술이야기
지은이 가와노 히로시 (휴머니스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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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컴퓨터 예술의 이론 ― 초기 생성예술과 결부된 이론적 연구
제2부 컴퓨터 예술의 실천―가와노 히로시가 1960~70년대에 했던 컴퓨터 예술 생성 실험
제3부 컴퓨터 예술의 사상― 컴퓨터 예술의 사상과 이념


가와노 히로시 지음 / 진중권 옮기고 엮고  ::  발제자 박선화 / 101113

테크노에스테틱
옮기고 엮고 쓴이의 말

디지털 살리에르 / 르네상스 예술의 원근법, 광학, 해부학 등 17세기 고전주의까지 예술과 과학은 하나였다. 바로크와 로코코를 거치며 예술이 이성이 아닌 감성의 문제로 여겨지며 18,19세기에 이르러서는 과학과 첨에하게 대립했다. 모짜르트의 곡을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알고리듬을 찾아내려했지만 이성으로 재능을 대쳬할수 없음을 깨닫고 무너진 살리에르의 꿈은 1950년이 되어 기계로 작품을 생성할수 있는 믿음으로 되살아났다. 가와노 히로시도 디지털 시대의 살리에르, 즉 최초의 컴퓨터 예술가 그룹에 속하는 인물이다.

정보미학 / 컴퓨터가 개발된 1950년. 예술문화와 과학문화의 통합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며 두 문화의 간극을 극복시켜줄 새로운 이론적 패러다임으로 정보이론이 등장했다. 이것은 열역학의 엔트로피 법칙과 같은 형태이다.

정보의 개념 / 자연적 과정은 엔트로피(무질서도)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인간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곧 자연 속에서는 존재할 법하지 않은 구조나 질서를 수립하는 것으로 엔트로피 증대의 과정을 거슬러 네그엔트로피(질서도)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미디어이론가 빌렘 프루서는 ‘정보’가 인간이 재료 안에 형태를 집어넣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정보의 담지체로서 인공물은 그 안에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엔트로피로서의 정보 / 하지만 인간이 만든것임이 분명한 전언message을 분석할 때에는 이미 전언 안에 질서가 있기 때문에 그 질서에 대비되는 일탈의 정도를 특정하는 것이 전언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더 요긴하다. 한마디로 인간의 전언은 무질서하여 예측이 불가능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담는다.

정보미학 / 영화 300은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하는 스토리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 반면 영화 ‘디워는 계속 ‘사라가 도망간다-사라가 도망간다-사라가도망간다-사라가 죽는다’ 식이다. 300의 경우 플로의 진행에 불확실성이 있어 정보량이 많은 반면, 같은 모티브가 반복되는 디워의 플롯은 잉여도가 높아(정보량이 적어) 지루하다. 이처럼 정보이론을 예술에 적용시켜볼 때, 정보미학은 두 작품의 질적 차이를 이렇게 양적 측정할수 있게 해준다.

생성예술의 탄생 / 컴퓨터는 앞서 얘기한 두 문화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는 최적의 매체이다. 컴퓨터 예술에서 과학과 예술은 저절로 통합되기 때문이다. 1950년대 미국과 유럽, 소련의 과학자들은 컴퓨터로 인공 문학과 인공 음악을 생성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프로그래밍의 오류에서 비롯된 미국의 생성에술 실험은 이후 그래픽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라는 실용적 방향으로 발전했다.

기와노 히로시의 생성예술 / 그의 컴퓨터는 원시적인 형태로나마 학습 능력을 갖고 있다. 그의 컴퓨터는 인간이 만든 작품을 ‘마르코프 체인’으로 간주하여 그 연쇄 고리들 사이의 결합 확률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그것과 동일한 정보 구조를 갖는 작품을 생성해낸다. 그의 정보미학을 분석미학과 생성미학의 2단계로 나눈다면 1단계인 분석미학의 토대는 마르코프 체인, 이어지는 생성미학의 토대는 몬테카를로법이라 할 수 있다.

마르코프 체인 / 확률은 누적되지 않지만 세계속의 사건들은 이와달리 앞서 발생한 사건에 확률적으로 속박된다. 오늘날 정보이론, 유전자 분석, 건색엔진은 모두 마르코프의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해 푸슈킨과 톨스토이의 텍스트를 분석하면, 원시적으로나마 두 작가의 문체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몬테카를로법 / 이렇게 얻어진 추이 확률 행렬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새로운 기호열을 생성하는 데는 이른바 몬테카를로법이 사용된다. 그것은 ‘우연 현상의 경과를 난수를 써서 수치적, 모형적으로 실현시켜 그것을 관찰함으로써 문제의 근사해를 얻는 방법’이다.(원주율 구하기) 이것은 근사치일 뿐이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함에 따라 점점 더 데이터 작품의 확율에 접근해갈 것이다.

컴퓨터 예술의 시대적 배경 / 이런 방법으로 생성할 수 잇는 것은 물론 추상회화, 즉 형과 색의 순수한 구성뿐이다. 더구나 고전과 달리 현대회화는 형과 색의 확률적 분포를 지향한다. 때문에 확률론을 사용하는 컴퓨터 예술이 작품으로, 그것도 진정으로 현대적인 작품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이다. 대상성을 잃은 회화는 디자인에 가까워지고, 다른것을 가리키는 기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자리키는 사물에 가까워 진다. 다다이스트, 팝아티스트 처럼 20세기에 들어와 점점 더 강화되어온 ‘예술의 오브제화’경향이 컴퓨터라는 기계로 생성한 그래픽을 작품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유리한 배경이 되었다. 마르코프 체인의 한계는 인간의 창작이 확률론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함축한다. 화가의 눈과 손은 거시적 패턴을 인지하여 거시적 수준의 모티브를 그린다. 마르코프체인으로 시뮬레이션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

촘스키의 모델 / 새로운 모델-촘스키의 변형 생성 문법을 이용한 모델이다. 아이가 부모의 말만듣고 언어능력을 갖게 되는 것처럼, 아이의 머릿속에 형성된 회로만 파악한다면, 그것을 컴퓨터에 입력하여 아이와 동일한 언어 능력을 갖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 낱말들을 입력시켜놓고 문장을 생성한다고 하자. 거기서 제대로 된 문장이 나오는 것을 환률론적으로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문법까지 입력하면 의미론적으로는 무의미할지 몰라도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이 생성될 것이다. 그래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와노 히로시의 실험은 변형생성문법을 시도하는 초기에 중단되었지만, 해롤드 코엔과 같은 작가는 이 모델을 꾸준히 발전시켜 컴퓨터로 인간이 그린 것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구상화를 생성해낼 수 있었다. (Aaron)

책의 구성에 관하여 / 92년. 구조기호론적 미학을 연구하며 정보미학과 생성미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자료를 찾던중 당시 히로시의 책을 발견하고 <예술,기호,정보>의 원제 그대로 번역해 출간했다. 한참이 지나서 대학에서 컴퓨터 예술의 역사를 다루며 국내서 구할수 있는 유일한 자료가 그 책이란걸 알고 저자와 직접 만나서 다시 재판을 하게 되었다.
1부는 초기 생성예술과 결부된 이론적 연구를 다룬다. 제1부의 1장은 정보의 개념에 대해, 2장은 작품 분석의 토대인 정보미학, 3장은 작품 생성의 바탕이 되는 생성미학의 세계를 탐색하게된다. 제1부는 92년의 것의 뒷부분을 발췌하여 새로 번역한 것이다.
제2부 ‘컴퓨터 예술의 실천’은 히로시가 했던 생성실험의 예. 4장에서는 먼저 가와노 히로시가 컴퓨터로 생성한 작품의 세계에 대해. (06년 타마 대학 미대에서 열린 전시회 도록 발췌) 5장은 70년 도쿄 전시회 카탈로그를 번역한 것으로 작품 제작 원리가 그래픽과 더불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6장은 히로시 댁을 방문해 인터뷰한 내용이다.
제3부는 컴퓨터 예술의 사상과 이념을 살핀다. 제7장은 06년 전시회를 계기로 자신의 컴퓨터 예술 사상을 직접 서술한 글 번역. 8장은 그 글을 중심으로 그와 가졌던 인터뷰 내용. 마지막 9장은 그 인터뷰에 관한 나의 코멘트로 가와노 히로시의 작품이 컴퓨터 예술의 역사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컴퓨터 예술에 관한 그의 사상과 이념의 미학적 맥락을 보여준다. 


‘컴퓨터 예술의 탄생’에 부쳐
지은이 말

컴퓨터 예숭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것을 컴퓨터의 이런 능력을 이용해 가장 중요한 예술 프로그램을 고민하여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프로그램을 구입해다가 자기 식으로 사용해 자기가 만족하는 작품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컴퓨터 예술(혹은 미디어아트)’이라고 부르고 있다. 컴퓨터 예술이란 컴퓨터라는 독창적인 기계가 예술을 포함한 인간 특유의 지적 작업을 얼마만큼 해낼수 있느냐 하는 철학적인 대문제에 대한 탐구와 도전에 그 출발점이 있었다. 이 책이 혼미하고 오도된 정보화의 현대사회에 희망의 경종을 울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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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중권 씨가 기획한 뉴미디어 아트 책 시리즈인 '유비쿼터스 & 테크놀로지(UAT)' 총서의 첫 번째 산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래교육준비단의 출판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테크노 아트의 이론과 실천을 인문학으로 접근해 예술과 기술, 인문학 간의 이해와 통합을 지향하려는 것이다. 시리즈로 더 나올 책(가제)은 '언캐니 밸리, 컴퓨터의 미학', 인공생명 예술의 이론과 실천', '예술과 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이다.

Posted by seon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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